오늘 내 고등학교 친구 A를 만났다. A는 최근 회사 일이 너무 힘들다며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나는 처음에는 우리가 늘상 하는 흔한 푸념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들어주었는데, A는 진지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브랜드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녀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A는 갑자기 “너 이거 절대 다른 데 가서 말하면 안 돼”라며 비밀을 하나 털어 놓았다.
사실 그녀는 이미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에도 입점해 매출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했다. 사업과 회사 일, 육아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내느라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고, 현실에 치여 잊고 지내다가 최근 어떤 계기로 각성해 브랜드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며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 꿈을 이룬 그녀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녀의 매출과 순이익도 알게 되어 부러움까지 덤으로 생겼다.
“너도 하나 고민해서 해봐, 내가 도와줄게”라는 친구의 말에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한편이 복잡해졌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일일까? 친구는 그게 20년 꿈이었지만 나는...
나는 고등학교 때 어떤 꿈을 꾸었었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냥 좋은 대학을 가는게 꿈이었던 것 같은데.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말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걸 직업으로 연결시켜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적당한 회사에서 적당히 돈을 벌고 있는 내 현실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적응해가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 대출금도 갚고 있고 워라밸을 지키며 살고 있다.
최근 [서울 자가 대기업 김부장 이야기] 를 보고 더더욱 회사는 언젠간 떠나야 할 곳이고 직장에 헌신하는 것이 의미 없다는 생각은 있다. 내가 이 조직에서 10년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고 떠나야 하는 곳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김부장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친구가 하는 사업이 '쉬워 보여서' 무턱대고 했다가 큰 코 다치고 싶지 않다.
그 친구는 그만큼의 고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을 하고 있는거고 나에게는 아직 때가 오지 않았으니까.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길도 열리지 않을까.
지금 당장 돈이 급하지 않으니까 돈이 되지 않아도, 그 과정 자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조금은 여유롭게, 길게 바라 보면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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